해직(解職)

2005.10.13 03:48

한길수 조회 수:52 추천:1

            

전선(電線) 잡은 양손이 버겁다
몸에 박힌 스태플 침은 인간의 흔적
허물벗는 산에서도 흔들림 없던 뿌리
등을 타고 놀던 바람과 새들과 구름
문명의 톱날로 나무를 바다에 눕히고
몸서리치던 인도의 바다를 토한다
포박을 이불 삼아 겨울잠을 잔다
바다는 어디로도 흐르지 못하고
나무도 혼자는 산을 오르지 못한다

위성의 집이 된 이 땅의 뿌리들  
전선(電線)은 지하 암벽을 뚫어도
나의 살 곳을 묻는 곳은 여전히
종기처럼 네 몸에 정보로 붙었다
싱글 방 있음과 일감 있음 사이에
시집(詩集)대신 어떤 것을 잡아야 할지
뿌리도 없이 선 전봇대를 바라보며
구도자의 길을 헤매던 난 너만큼도
온전히 내 자리를 지킬 수 없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9 등대 박정순 2005.10.17 40
1138 물안개를 찾아서 박정순 2005.10.17 46
1137 전나무 숲길을 걷다 박정순 2005.10.17 52
1136 당신을 알고 난 뒤에 유은자 2005.10.17 64
1135 가을이 오면 오연희 2005.10.20 55
1134 가을하늘 유은자 2005.11.26 49
1133 장미꽃 지다 윤석훈 2005.10.17 44
1132 처녀 등정기 오영근 2005.10.17 51
1131 가을사랑 수봉 2005.10.19 55
1130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45
1129 Wife soo bong 2005.10.19 38
1128 국화꽃 숲에서 김영교 2005.10.16 47
1127 인생-2 오영근 2005.10.15 53
1126 욕심 유은자 2005.10.15 35
1125 어디 있나요 김영교 2006.08.28 51
1124 바다는 날마다 같은 섬을 그린다 한길수 2005.10.14 41
1123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52
» 해직(解職) 한길수 2005.10.13 52
1121 잃어버린 산양을 찾아서 한길수 2005.10.12 49
1120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