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로 흐르는 강
2012.03.25 16:03
네게로 흐르는 강
조옥동
계절의 깊은 골짜기
동강나 버린 한 나절은 기울고
꼬리 잛은 햇빛은 산 그림자 펼쳐 내
응어리 하나씩 묻어두고 떠나면
회색 장막 위에 높이 앉은 까치집 하나
머언 언덕에 눕혔던 지난 날을 일으켜 세운다
겨울강 우는 소리 밤은 금이 가고
기억의 어망 속에 붙잡힌 얼굴들
여간해서 새어나갈 기척 없이 밤 새워 뒤척일 때
고운 지느러미 흔들며
잔잔한 비늘 떨구는 그리움
잘다란 빙렬氷裂로 갈라지는 가슴 속 깊이
적시어 오는 저 가냘픈 소리는 숨어서 우는
잊혀 진 세월의 강
떠나지 못해 출렁이는 회한의 물결 위에
이 목숨 배 띄워 꿈길에나
네게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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