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살이/문학과 의식 2012년 봄호
2012.04.10 17:46
쪽방 살이
조옥동
뒤뜰 돌배나무 아래
손바닥만한 채소밭
고추 토마토 가지 부추와 딸기 두 포기
어우러져 쪽방에 살고 있다
여름철 시원한 그늘 밑이 좋아서
가을은 단풍잎 떨구어 포대기 덮어주고
겨울까지 매일 굽어보는 햇빛이
월세를 내 주나 걱정이 없다
다운타운 골목길 집 없는 인생들
몇이 모여 잠자리하려 빌린 쪽방
방세를 못 내고 쫓겨 날 판이라
푸성귀만도 못한 이 생명들
뿌리도 없이 맨 땅에 눕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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