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두 발에 징을 박고
2012.04.22 17:32
시간은 두 발에 징을 박고
조옥동
시계 하나
벽에는 거울 한 개 빈 자리 지키고
아무도 찾지 않는 하루
울적한 고요가 방안을 채워도
거울은 표정이 없고 나른한 햇빛 한 줄기
문틈을 엿보다 돌아서는 꼬리도 잘리고
어둠이 밀려들면
갑자기 크게 울려오는 초침 소리
준비되지 않은 이별로 가슴에 못을 친다
눈물 보다 빠르게 안겨오는 이별
내일의 낯설음 때문에
오늘을 영원히 새겨 놓으려는 듯
뜬눈으로 자리를 지키는 거울
시간은 두 발에 징을 박고
어둡고 추운 골목길을 지나고 있다
오늘은 어제의 매듭 풀고 이별을 재촉하나
내일의 만남을 향해 두터운 벽 뚫는 소리
옛 시간의 부스러기 떨구는 소리
접어 내릴 수 없는 세월의 두 팔 위엔
억 만 번 홰를 치며 아득히 달려 올
파랗게 빛나는 새 시간들
눈부시게 매달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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