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헌화

2013.01.31 03:48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303 추천:31

마지막  헌화
                                      조옥동


한 생이 영원히 닫쳐진 주검의 문앞에서
묶어세운 화환들은 향기를 뿌리며 슬픔을 웃는다
누가 이별의 색깔을 검다했는가
세월을 거슬러 마디마디 맺히는 눈물은
가장 순결하게 피어나는 장미꽃 송이  
하얀 가슴 아리게
사랑의 가시로 찔리는 자국마다  
흐르는 핏방울이 뜨겁게 붉다

허옇게 밀려가는 물길 뱃머리잡고 떼를 써
부서지며 밀려온 거리 점점 가물거리고
끝내 뛰어 내려야 할 순간까지
눈감아도 들려오던 거친 숨결 붙잡고  
지체할 시간은 얼마큼의 고통을 담보 하라며
돌아서지 못하는 망설임에 흥정을 걸고

앞서 간 저들의 뒷자락은 흔적도 없이
남겨진 이들에겐 보이지 않는 조붓한 길
손잡고 함께 갈수 없다는 푯말도 없는데
한참 뒤에 따라 갈 예정된 그 날이야
방향조차 물을 수 없는 길
밝히지 못할 꽃등 하나씩
흐느껴 얹어 놓고 돌아서는 발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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