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2005.11.05 02:26

유은자 조회 수:32 추천:2

야생화
                          

바람소리 빗소리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
눈 내리는 벌판
온몸으로 맞으며

그 무엇 하나 갖지 못하고
제 뼈를 깎아 꺾이고
산허리 내려찍으면 심심산천
바위틈 사이로 해는 기울어가고

저 세상까지 넘나드는 살 내움
털어 버리고 날려 버리려 해도
내 한 몸 지탱하는 모진 비바람에
사랑과 정으로 버티었다고

이제 또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비 오면 온몸 적셔가며
흰눈 쌓이면 내 몸 덮으련만
그러나 나 그 바위 한쪽에서
고이 지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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