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2005.11.14 16:36

서 량 조회 수:176 추천:4

김형, 가끔 저녁 아홉시 반쯤인지
케이블 티비에서 <불멸의 이순신>인지 하는
연속극을 봅니다
얘기 줄거리도 분명히 모르면서
그냥 이순신이 좋고 불쌍해서 봅니다
연속극도 시 같아서 '구체성'에 너무 치우쳐
낭만주의보다는 사실주의에 매달리는 우리 시대,
디스커버리 채널을 탐시(耽視)하는 우리들...
그러나 김형, 나는 솔직히
오징어를 씹으며 겉으로는 이순신이를 숭상하면서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는 걸 어쩌면 좋겠소
그것도 듬직한 딴 생각, 이를테면 인류의 장래라든가
노무현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상세한 비판 같은 그런
쥐뿔만큼이라도 남에게 유익한 생각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 이기적인 생각
한 번 하면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생각들...
두고두고 혼자 씹고 또 씹는 그런 생각들, 달밤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하던 이순신이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하는 상상을 하면서

© 서 량 2005.10.2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서 량 2005.11.14 176
9478 이명(耳鳴) 조만연.조옥동 2005.11.14 177
9477 태풍이 지난 후 조만연.조옥동 2005.11.14 108
9476 사람의 손때 김영교 2005.11.15 111
9475 서리내린 아침 오영근 2005.11.16 92
9474 코스모스 유은자 2005.11.16 38
9473 평균의 마력 고대진 2005.11.18 75
9472 추수감사절 밥상 강학희 2005.11.18 153
9471 미련 / 鐘波 이기윤 2005.11.18 35
9470 선물 / 종파 이기윤 2005.11.18 26
9469 사진 1 / 鐘波 이기윤 2005.11.18 13
9468 가을 / 鐘波 이기윤 2005.11.18 20
9467 별들의 징검다리 / 鐘波 이기윤 2005.11.18 64
9466 홍시(紅枾) / 수봉 정용진 이기윤 2005.11.18 174
9465 하루 윤석훈 2005.11.19 7
9464 상사화 유은자 2005.11.19 40
9463 거지와 스승 오영근 2005.11.19 24
9462 Humming bird 윤석훈 2005.11.21 29
9461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34
9460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 석정희 석정희 2005.11.21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