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생의 출발
2014.09.01 03:40
미국에서 귀국하신 어머니와 시골에서 셋방살이로 직장생활 시작하던 날
전남여고 옆 길 궁동에서 제가 출근길에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엔 또 친정어머니가 그 선생님을 같은 길에서 만났는데 선생님은 저의 모친에게 총각을 소개하며 중매를 하셨습니다.
그런 연유로 알게 된 남자가 평생 반려자가 되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번갯불 같은 짧은 2달의 만남이었습니다. 중매하신 선생님이 변덕을 부리시고 참 힘든 시간들을 극복하며 우린 식을 올렸습니다.
어머니가 추천하신 총각을
어머니가 준비하신 대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며
식장에서 준비해 준 싸구려 안개꽃 다발 부케를 들고
묘하게도 친정아버지를 너무나 그리던 그런 서글픈 날이기도 했었는데요
내 손을 잡고 들어 가신 숙부께서 식장에 가득히 온 여중고 학생들을 보고 놀라 기념촬영을 하도록 빨리 주선해 주셨는데 저에게는 아주 귀한 사진이 되었네요.
오른쪽 앞쪽 끝에는 황룡중학교 귀여운 여제자들이 장성에서 고맙게도 와 주었습니다. 30년이 지나고 중년이 되어서도 다시 반갑게 만난 제자들 입니다. 송금옥 김미경 조현숙.
2학년 10학급 화학담당교사여서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고마운 3학년 여학생들 네 사람의 바이올린 축하협주 연주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 그들의 얼굴을 다시 볼수 있을 런지요 마는 이렇게 은혜를 입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입니다.
이제 웃고 울며 답답하기도 했던 40여 년의 결혼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던 긴 세월이라며 돌아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인생이 무엇인지....행복이 무엇인지....조금은 알것 같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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