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2008.03.13 14:37
동병상련同病相憐
꼭 탈랜트같이 생긴 여자가
택시도 못 들어오는
가늘고 가파른 길로 들어서자
햇볕 깔고 앉아 있던 노인
온 몸의 신경을 그 쪽으로 보낸다
길에서 문 열면
부엌으로 연결되는 집들이
다닥다닥 염치없게 붙어 있는 골목으로
선물 봉다리 터지도록
가쁜 숨 몰고 오는 것이
바야흐로 뭔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호기심으로
단박에 무릎 펴고 일어 선 할머니
누구까?
동네 물정 꿰차고 앉아
타인의 내력까지 내 조상처럼
달달 외우고 있을 것 같은 눈동자가
금시초문같은 생김새를
어릿어릿 훑어 보는데
어머니!
그 여자 쓰러질 듯 울음 터트린다
긴가민가 숨죽인 순간이 풀리고
서로 안고 울고불고하는 장면을
앞치마 두른 채 오며 가며 본 내 눈
또르륵 눈물 흘린다
드라마 前 後도 보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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