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3
2008.03.27 14:46
한국에서3
어머니
저 독한것이
남의 남편을 뺏었다며
화면을 손가락질로
구구절절 설명하시던 노모
온종일 말 상대가 그리웠던지
카랑카랑 흥이 나셨지
몇 권 분량의 편집 안된 당신 삶이
마치 주인공이나 되는 것처럼
중얼중얼 화면에 대꾸하다
때로는 눈을 치켜 뜨기도 하다가
조강지처 버렸으니 틀림없이 망할 거라고
벌써 마지막 회 각본까지
스스로 끝내놓으셨을
지금쯤, 드라마가 끝나고
작아진 등 모로 세워 누워 계실 어머니
검버섯 돋은 굳어진 근육
이리저리 뒤척이며
젊은 한 시절을 서성일지도 몰라
당신 몫의 세월
무릎 닳도록 살았을 뿐인데
몸은 저 혼자 늙어 버리고
누군가 와서 함께 덮을 수 없는 이불
가는 숨으로 끌어당기실
이 밤도 늦은 밤을 귀 열어놓고 주무실까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Drive Through | 정국희 | 2017.01.18 | 20 |
202 | 순환의 힘 | 정국희 | 2019.01.28 | 34 |
201 |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스페인과 포루투칼에서... | 정국희 | 2017.01.05 | 38 |
200 | 4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0 |
199 | 새해에 바치는 노래 | 정국희 | 2021.01.18 | 40 |
198 | 왼쪽을 위한 서시 | 정국희 | 2019.01.30 | 43 |
197 | 알함브라의 사랑 | 정국희 | 2019.01.29 | 46 |
196 | 5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6 |
195 | 루브르 박물관엔 전생의 내가 있다 | 정국희 | 2021.06.23 | 51 |
194 | 늑대의 조시 | 정국희 | 2019.02.08 | 54 |
193 | 아침부터 저녁까지 | 정국희 | 2021.02.27 | 55 |
192 |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정국희 | 2021.02.07 | 58 |
191 | 친정집을 나서며 [2] | 정국희 | 2017.03.05 | 61 |
190 | '목줄' 시작 메모 | 정국희 | 2017.04.28 | 61 |
189 | Guess의 문제점 | 정국희 | 2021.04.05 | 61 |
188 | 이영광의 시 (작아지는 몸)감상 | 정국희 | 2019.03.24 | 64 |
187 | 방과 부엌 사이 | 정국희 | 2019.02.08 | 64 |
186 | 왼쪽을 위한 서시 | 정국희 | 2022.02.27 | 66 |
185 | 로스앤젤레스, 천사의 땅을 거처로 삼았다 | 정국희 | 2019.02.03 | 71 |
184 | 똥꿈 | 정국희 | 2019.02.28 |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