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3
2008.03.27 14:46
한국에서3
어머니
저 독한것이
남의 남편을 뺏었다며
화면을 손가락질로
구구절절 설명하시던 노모
온종일 말 상대가 그리웠던지
카랑카랑 흥이 나셨지
몇 권 분량의 편집 안된 당신 삶이
마치 주인공이나 되는 것처럼
중얼중얼 화면에 대꾸하다
때로는 눈을 치켜 뜨기도 하다가
조강지처 버렸으니 틀림없이 망할 거라고
벌써 마지막 회 각본까지
스스로 끝내놓으셨을
지금쯤, 드라마가 끝나고
작아진 등 모로 세워 누워 계실 어머니
검버섯 돋은 굳어진 근육
이리저리 뒤척이며
젊은 한 시절을 서성일지도 몰라
당신 몫의 세월
무릎 닳도록 살았을 뿐인데
몸은 저 혼자 늙어 버리고
누군가 와서 함께 덮을 수 없는 이불
가는 숨으로 끌어당기실
이 밤도 늦은 밤을 귀 열어놓고 주무실까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소리 2 | 정국희 | 2013.06.21 | 370 |
102 | 산국 | 정국희 | 2013.05.11 | 628 |
101 | 오늘 | 정국희 | 2013.04.26 | 456 |
100 | 가게에서 | 정국희 | 2013.04.02 | 560 |
99 | 질투 | 정국희 | 2013.03.12 | 484 |
98 | 남의 말 | 정국희 | 2013.02.18 | 560 |
97 | 상현달 | 정국희 | 2013.02.11 | 653 |
96 | 사주팔자 | 정국희 | 2012.12.26 | 794 |
95 | 향수 | 정국희 | 2012.11.30 | 591 |
94 | 눈빛 | 정국희 | 2012.10.30 | 566 |
93 | 무서운 세상 | 정국희 | 2012.10.19 | 555 |
92 | 그늘 | 정국희 | 2012.10.04 | 650 |
91 | 그 남자 | 정국희 | 2012.08.30 | 631 |
90 | 대책 없는 수컷 | 정국희 | 2012.08.20 | 645 |
89 | 빛 | 정국희 | 2012.07.20 | 631 |
88 | 점심과 저녁사이 | 정국희 | 2012.06.11 | 913 |
87 | 계절 | 정국희 | 2012.05.30 | 649 |
86 | 마네킹 | 정국희 | 2012.02.29 | 743 |
85 | 나이 값 | 정국희 | 2012.02.21 | 717 |
84 | 단전호흡 | 정국희 | 2012.02.09 | 7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