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남자

2008.03.27 15:00

정국희 조회 수:644 추천:81



위층 남자


연 사흘 밤을 홀딱 지샌 다음 날
밤이 무서워
벌건 포도주 한 병 내밀고 사정했다
제발 잠 좀 자게 해달라고

얇은 판대기 경계로 놓고
즈그는 방바닥으로
우리는 천정으로
나눠 쓰는 처지도 모르는
덩치 큰 백인
위층으로 이사 온 뒤부터
밤마다 온 신경을 집중 시켰다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침대 소리는
그나마 참아줄 만 했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개평 뜯는 소리도
그러려니 했다
한 굽이 넘겼으면 잘 일이지
푸르딩딩한 새벽이 올 때까지
우지끈, 부시식, 삽질해대는 소리가
맨입으로는 가망 사망도 없더니
넓은 술이 들어가 속이 널따래 졌는지
며칠째 조용ㅡㅡㅡ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한국에서 정국희 2008.02.09 618
202 한국에서2 정국희 2008.02.09 511
201 12월 정국희 2008.02.09 581
200 신호등 정국희 2008.02.12 558
199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데 정국희 2008.02.12 567
198 중딸기 정국희 2008.02.15 587
197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 정국희 2008.02.15 610
196 아버님 전상서 정국희 2008.02.17 591
195 맥시코 국경에서 정국희 2008.02.23 558
194 소리 정국희 2008.02.23 602
193 소리2 정국희 2008.02.28 491
192 소리3 정국희 2008.02.28 517
191 소포 정국희 2008.03.05 590
190 정국희 2008.03.12 567
189 동병상련 정국희 2008.03.13 580
188 Office 에서 정국희 2008.03.20 573
187 한국에서3 정국희 2008.03.27 576
» 위층 남자 정국희 2008.03.27 644
185 질투 정국희 2008.08.21 628
184 정국희 2008.08.21 565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3
어제:
9
전체:
88,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