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2008.08.29 14:07
모녀
출근길,시동 걸자마자
들리기 시작한 고양이 울음 소리
달도 아닌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귀신이 곡할 소리는
속력을 낼 수록 악을 써댔다
불길한 예감으로 콩닥콩닥
다시 집으로 와
구석구석 소리를 뒤지는데
차 밑 기계 틈새에 까만 새끼고양이
겁에 질려 울고 있었다
오냐오냐 달래도 도통 무섭다는 듯
어미 떠난 길 쪽 행여행여 바라보며
어린 소녀가 어둠 속에 앉아 있었다
어느 방과 후
마을 어귀 웅성거림 속
하얀 구급차 한 대 급히 떠난 후
대문에 귀를 대고 살던 어린 소녀
대문 밖 수없이 기웃거리다 잠든 밤이면
엄마가 왔나 봐요!
할머니 흔들어 깨울 때 마다
아니여! 그것은 괭이 소리여 하시던
그 괭이 언제 왔는지 야웅 부르자
별 수단을 다 써도 뻐팅기며 울던 것이
불쑥 튀 나온다
얼굴 부비며 걸어 가는 두 모녀
죽는 줄만 알았다고
이제는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끄떡끄떡 오순도순 걸어 가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 |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에 대한 비평 이론 | 정국희 | 2015.12.20 | 468 |
82 |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 정국희 | 2016.10.16 | 462 |
81 | 오늘 | 정국희 | 2013.04.26 | 456 |
80 | 소리 3 | 정국희 | 2013.06.21 | 417 |
79 | 리처드 리키의 인류의 기원 요약 | 정국희 | 2016.09.04 | 416 |
78 | 이성복의 남해금산 작품 감상 [2] | 정국희 | 2017.01.17 | 415 |
77 | 바람 횡한 날은 | 정국희 | 2013.08.20 | 412 |
76 | 이영광의 시 "아귀" 감상 | 정국희 | 2015.10.11 | 401 |
75 | 실크로드 예술의 리좀적 특징 [1] | 정국희 | 2019.03.03 | 398 |
74 | 원형이론의 수용과 적용 | 정국희 | 2015.06.22 | 382 |
73 | 헬멧 | 정국희 | 2013.07.29 | 375 |
72 | 소리 2 | 정국희 | 2013.06.21 | 370 |
71 | <라캉의 주체>요약 | 정국희 | 2019.04.17 | 359 |
70 | 이남호의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읽고 | 정국희 | 2016.10.15 | 358 |
69 | 정현종의 시 두 편 감상 | 정국희 | 2017.04.06 | 310 |
68 | 얕은 잠 | 정국희 | 2014.06.03 | 300 |
67 | 피터 언더우드의 (FIRST MOVER) 요약과 느낀점 | 정국희 | 2016.06.02 | 290 |
66 | 국화 | 정국희 | 2014.05.11 | 290 |
65 | 초상화 | 정국희 | 2013.10.15 | 280 |
64 | 김수영의 시 '돈' 감상 | 정국희 | 2017.05.05 | 2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