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살나무 숲에서
2009.08.11 14:14
맨살 나무 숲에서
행여,
천하게 보일세라
진한 립스틱 한번 못 발라 보고
조심조심 살아 온 세월
입 안에선 종주먹을 휘둘렀을망정
삐뚜름한 말본새로
까들막거려 본 적도 없다
이렇게나 저렇게나
어떤 식으로라도
너 나없이 이고 가는 세월인데
맘놓고 철푸덕,
퍼질러 앉아 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억누르며 살아 낸 세상이
더도 덜도 아닌
한 시간짜리 필름 한 롤이면
섭섭할 듯 끝 날 여정이
지금,저기
맨살 나무 위에
늙은 노을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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