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

2009.08.15 14:44

정국희 조회 수:705 추천:90





놋그릇


아웃도어 스왑밋
각종 인종들이
마치맞게 터 잡고 앉아
복작복작 흥정하여
공치고 가는 사람 없는 곳
기웃기웃 나도 섞어 중심이 된다
붐빔 속
구질구질한 헌 것들 나열된 뒤 쪽
심드렁 놓여 있는 놋그릇 하나
갸우뚱,나를 본다
멋 모르고 따라나선 길이
이국땅이었나 보다
본차이나에 밀려나 더부살이로 연명한 듯
이리저리 옮겨다닌 팔자가
명절 때마다 놋그릇 쌓아 놓고
반짝반짝 닦아내던 봉순이 언니 같다
쌩 총각인줄 알고 애까지 낳고 살다
청천벽력 유부남으로 들통난 뒤
맘 못 잡고 떠돌다가
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어느 벽에 못처럼 콕 박혀
잘 사는줄 알았는데

덕지덕지 엉겨 붙은 인곡의 세월
뿌리치지 못하고 데리고 와
지병같은 푸른 녹 박박 벗겨 놓았더니
고봉밥 담아논 듯 배부른 모습이
제 고향 돌아 온 듯 평온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데쓰 벨리 정국희 2010.01.14 712
42 빈 칸 정국희 2009.12.23 671
41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7
40 완도 정도리 깻돌밭 정국희 2009.11.05 879
39 백자 정국희 2009.11.01 639
38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정국희 2009.09.06 781
37 시간 속에서 정국희 2009.09.06 635
36 그것은 욕망인가 정국희 2009.08.20 670
35 가재미의 말이다 정국희 2009.08.20 727
» 놋그릇 정국희 2009.08.15 705
33 멸치젖 정국희 2009.08.15 728
32 고구마 순 정국희 2009.08.13 545
31 맨살나무 숲에서 정국희 2009.08.11 575
30 마네킹 정국희 2009.08.11 544
29 죄송합니다 정국희 2009.05.26 550
28 시간 정국희 2009.01.22 649
27 파도 정국희 2008.11.19 731
26 카페에서 정국희 2008.10.25 643
25 진실 정국희 2008.10.11 625
24 불면으로 뒤척이다 정국희 2008.09.18 723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
어제:
11
전체:
88,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