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
2009.08.15 14:44
놋그릇
아웃도어 스왑밋
각종 인종들이
마치맞게 터 잡고 앉아
복작복작 흥정하여
공치고 가는 사람 없는 곳
기웃기웃 나도 섞어 중심이 된다
붐빔 속
구질구질한 헌 것들 나열된 뒤 쪽
심드렁 놓여 있는 놋그릇 하나
갸우뚱,나를 본다
멋 모르고 따라나선 길이
이국땅이었나 보다
본차이나에 밀려나 더부살이로 연명한 듯
이리저리 옮겨다닌 팔자가
명절 때마다 놋그릇 쌓아 놓고
반짝반짝 닦아내던 봉순이 언니 같다
쌩 총각인줄 알고 애까지 낳고 살다
청천벽력 유부남으로 들통난 뒤
맘 못 잡고 떠돌다가
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어느 벽에 못처럼 콕 박혀
잘 사는줄 알았는데
덕지덕지 엉겨 붙은 인곡의 세월
뿌리치지 못하고 데리고 와
지병같은 푸른 녹 박박 벗겨 놓았더니
고봉밥 담아논 듯 배부른 모습이
제 고향 돌아 온 듯 평온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백석 시 감상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정국희 | 2019.02.20 | 1755 |
202 | 김수영의 너를 잃고 | 정국희 | 2016.12.01 | 1380 |
201 |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 정국희 | 2012.02.03 | 1034 |
200 | 김승옥의 <무진기행>과<생명연습>에 대한 욕망의 삼각형 분석 | 정국희 | 2015.06.20 | 1004 |
199 | 이상의 날개 작품 감상 | 정국희 | 2017.01.21 | 991 |
198 | 신발 뒷굽을 자르다 | 정국희 | 2010.05.13 | 989 |
197 | 완도 | 정국희 | 2010.05.29 | 977 |
196 | 백석의 시 "수라" 감상 | 정국희 | 2017.01.16 | 956 |
195 | 점심과 저녁사이 | 정국희 | 2012.06.11 | 913 |
194 | 생명파 시의 발생, 전개, 특성, 의미 | 정국희 | 2015.06.26 | 910 |
193 | 똥꿈 | 정국희 | 2011.02.01 | 905 |
192 | 생과 사 | 정국희 | 2010.07.10 | 880 |
191 | 완도 정도리 깻돌밭 | 정국희 | 2009.11.05 | 879 |
190 | 등을 내준다는 것 | 정국희 | 2011.03.13 | 871 |
189 | 어느 일생 | 정국희 | 2010.02.19 | 867 |
188 | 상현달 | 정국희 | 2010.04.07 | 850 |
187 | 한국 현대시 문학사 | 정국희 | 2017.01.26 | 808 |
186 | 바람의 습성 | 정국희 | 2010.08.21 | 802 |
185 |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 | 정국희 | 2016.05.04 | 796 |
184 | 밤의 세레나데 | 정국희 | 2010.03.16 | 7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