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뒷굽을 자르다
2010.05.13 15:08
신발 뒷굽을 자르다
버려도 좋을
버리자니 아까운
굽 높은 신발 들고 수선집을 가네
뾰쪽한 뒷굽
화려한 외출이고 싶어서
허영끼 파랗게 앞 세우고
햇살 콕콕 찍으며 걷던
내 지난날 들고 수선집을 가네
새털처럼 가볍게 몸 올리고
훨훨 야생의 꿈을 키웠던 그 청춘
속없이 이냥 저냥 다 보내버리고
무심히 일상으로 회귀回歸한 지금
해탈한 듯
헛디뎌 옹이 박힌 흉터
싹뚝 잘라내려고
이력같은 지문 들고 수선집을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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