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바타

2011.04.20 23:56

정국희 조회 수:687 추천:75



나의 아바타



끝 간 데 없이, 나락이
누렇게 익은 논둑길로
암소를 끌고 가는 꿈을 꾸고
어머니는 나를 배었다고 했다

소는 재산인데다
영글은 낱알들 들판 가득 들어차서
부자로 살겠다는 말
자라면서 귀가 닳도록 들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엄마가 되고
버팀목으로 일찌기 설정된 꿈은
휘청, 중심 잃을 때마다
저를 단단히 붙들어
낙관을 꾸욱 찍어주던 그 꿈은
논리나 지식으로 해석 될 수 없는
내면 깊숙히 투영된 신묘한 약이었다

날개도 없으면서
무사히 둥지 튼 천사의 땅 로스엔젤레스
텃세 센 잡수풀 휘저어
꺾꽂이로 꽂은 몸에 뿌리가 내린 것은
순전히 부자로 만들겠다는 꿈의 의도가
나의 아바타를 조정했기 때문이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7
162 빈 칸 정국희 2009.12.23 671
161 데쓰 벨리 정국희 2010.01.14 712
160 정국희 2010.01.14 637
159 매실 정국희 2010.01.25 695
158 요지경 세상 정국희 2010.01.25 694
157 무숙자 정국희 2010.02.04 689
156 횡죄 정국희 2010.02.04 783
155 정국희 2010.02.19 781
154 어느 일생 정국희 2010.02.19 867
153 밤의 세레나데 정국희 2010.03.16 796
152 상현달 정국희 2010.04.07 850
151 신발 뒷굽을 자르다 정국희 2010.05.13 989
150 완도 정국희 2010.05.29 977
149 동창회 정국희 2010.06.23 787
148 생과 사 정국희 2010.07.10 880
147 여자 마음 정국희 2010.07.23 784
146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정국희 2010.08.07 776
145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0.08.21 802
144 달이 시를 쓰는 곳 정국희 2010.09.22 791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5
어제:
7
전체:
88,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