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바타

2011.04.20 23:56

정국희 조회 수:687 추천:75



나의 아바타



끝 간 데 없이, 나락이
누렇게 익은 논둑길로
암소를 끌고 가는 꿈을 꾸고
어머니는 나를 배었다고 했다

소는 재산인데다
영글은 낱알들 들판 가득 들어차서
부자로 살겠다는 말
자라면서 귀가 닳도록 들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엄마가 되고
버팀목으로 일찌기 설정된 꿈은
휘청, 중심 잃을 때마다
저를 단단히 붙들어
낙관을 꾸욱 찍어주던 그 꿈은
논리나 지식으로 해석 될 수 없는
내면 깊숙히 투영된 신묘한 약이었다

날개도 없으면서
무사히 둥지 튼 천사의 땅 로스엔젤레스
텃세 센 잡수풀 휘저어
꺾꽂이로 꽂은 몸에 뿌리가 내린 것은
순전히 부자로 만들겠다는 꿈의 의도가
나의 아바타를 조정했기 때문이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가끔은 정국희 2011.08.17 591
82 향수 정국희 2012.11.30 591
81 이영광시인의 <아픈천국>에 나타난 시의 특징 정국희 2015.10.21 591
80 소리 정국희 2008.02.23 602
79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 정국희 2008.02.15 610
78 문정희시집 <응> 에 대한 감상문 정국희 2015.06.18 612
77 한국에서 정국희 2008.02.09 618
76 정국희 2011.05.22 620
75 요지경 세상 정국희 2008.08.21 623
74 진실 정국희 2008.10.11 625
73 모녀 정국희 2008.08.29 626
72 질투 정국희 2008.08.21 628
71 산국 정국희 2013.05.11 628
70 정국희 2012.07.20 631
69 그 남자 정국희 2012.08.30 631
68 시간 속에서 정국희 2009.09.06 635
67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7
66 정국희 2010.01.14 637
65 기도 정국희 2011.10.01 637
64 물방을 정국희 2011.12.28 63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4
어제:
8
전체:
88,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