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
2012.02.09 09:49
단전 호흡
밝음과 어둠 한 곳에서 나오 듯
사랑과 미움도 본래 한 몸이었을 터
지그시 눈감고 심호흡으로
뒤적뒤적 어둔 구석을 뒤적인다
살 속에 길을 내놓고
숨죽이고 있던 애증과 갈등
천천히 포개지고 나눠진다
들숨 날숨 속 이물처럼 끼어
몸 안과 밖을 드나들던 못된 심성
평온한 듯 도사린 채
한 살림 차리도록 모르고 살았구나
몸 속 어드메 숨어 있다
종횡무진 핏돌들 마음데로 조정한 걸까
저 심성도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 되었으리
그러다 문득
살아온 세상이 부러진 삽자루 같은 날
아슴아슴 차오른 미식거림이 미움으로 변했으리
서러운 미움
위장胃臟 속에 위장僞裝한 채 살았다 할지라도
이것 또한 살아 있는 흔적이라면
아직은 더 모질어야 하리
잘 삭은 미움 하나는 그대로 두고
호흡을 움켜쥔
설익은 심성만 날숨으로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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