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
2012.02.09 09:49
단전 호흡
밝음과 어둠 한 곳에서 나오 듯
사랑과 미움도 본래 한 몸이었을 터
지그시 눈감고 심호흡으로
뒤적뒤적 어둔 구석을 뒤적인다
살 속에 길을 내놓고
숨죽이고 있던 애증과 갈등
천천히 포개지고 나눠진다
들숨 날숨 속 이물처럼 끼어
몸 안과 밖을 드나들던 못된 심성
평온한 듯 도사린 채
한 살림 차리도록 모르고 살았구나
몸 속 어드메 숨어 있다
종횡무진 핏돌들 마음데로 조정한 걸까
저 심성도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 되었으리
그러다 문득
살아온 세상이 부러진 삽자루 같은 날
아슴아슴 차오른 미식거림이 미움으로 변했으리
서러운 미움
위장胃臟 속에 위장僞裝한 채 살았다 할지라도
이것 또한 살아 있는 흔적이라면
아직은 더 모질어야 하리
잘 삭은 미움 하나는 그대로 두고
호흡을 움켜쥔
설익은 심성만 날숨으로 끄집어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백석 시 감상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정국희 | 2019.02.20 | 1711 |
202 | 김수영의 너를 잃고 | 정국희 | 2016.12.01 | 1371 |
201 |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 정국희 | 2012.02.03 | 1034 |
200 | 김승옥의 <무진기행>과<생명연습>에 대한 욕망의 삼각형 분석 | 정국희 | 2015.06.20 | 1002 |
199 | 신발 뒷굽을 자르다 | 정국희 | 2010.05.13 | 989 |
198 | 이상의 날개 작품 감상 | 정국희 | 2017.01.21 | 983 |
197 | 완도 | 정국희 | 2010.05.29 | 977 |
196 | 백석의 시 "수라" 감상 | 정국희 | 2017.01.16 | 943 |
195 | 점심과 저녁사이 | 정국희 | 2012.06.11 | 913 |
194 | 똥꿈 | 정국희 | 2011.02.01 | 905 |
193 | 생명파 시의 발생, 전개, 특성, 의미 | 정국희 | 2015.06.26 | 902 |
192 | 생과 사 | 정국희 | 2010.07.10 | 880 |
191 | 완도 정도리 깻돌밭 | 정국희 | 2009.11.05 | 879 |
190 | 등을 내준다는 것 | 정국희 | 2011.03.13 | 871 |
189 | 어느 일생 | 정국희 | 2010.02.19 | 867 |
188 | 상현달 | 정국희 | 2010.04.07 | 850 |
187 | 한국 현대시 문학사 | 정국희 | 2017.01.26 | 807 |
186 | 바람의 습성 | 정국희 | 2010.08.21 | 802 |
185 | 밤의 세레나데 | 정국희 | 2010.03.16 | 796 |
184 | 사주팔자 | 정국희 | 2012.12.26 | 7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