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3.04.26 03:39

정국희 조회 수:456 추천:63

오늘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담벼락 아래 햇빛으로 머물다
어제와 똑같이 저물고 있다

같은 해 아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하루만큼 다가서고 꼭 그만큼씩 물러서며
골목마다 지붕마다 항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오늘을 지탱하며 내일로 가고있다

누군가는 세상을 바꾸고
누군가는 혁명을 꿈꿨을 오늘
남에겐 특별한 날일지도 모를 하루가
나에겐 무심함으로
기껏 두 뼘 의자에 앉았다 섰다
문장 몇 줄 읽고 쓰고 하루를 보냈다

따지고 보면 참으로 작은 것으로도
삶을 연장하고 있다
사는 게 더러더러 이렇게 평범해도
남이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일
설쳐도 덜 설쳐도
잘나도 못나도
하루 해를 보내는 것은 똑같으니
시공의 이치가 이 얼마나 공평한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가끔은 정국희 2011.08.17 591
82 향수 정국희 2012.11.30 591
81 이영광시인의 <아픈천국>에 나타난 시의 특징 정국희 2015.10.21 591
80 소리 정국희 2008.02.23 602
79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 정국희 2008.02.15 610
78 문정희시집 <응> 에 대한 감상문 정국희 2015.06.18 612
77 한국에서 정국희 2008.02.09 618
76 정국희 2011.05.22 620
75 요지경 세상 정국희 2008.08.21 623
74 진실 정국희 2008.10.11 625
73 모녀 정국희 2008.08.29 626
72 질투 정국희 2008.08.21 628
71 산국 정국희 2013.05.11 628
70 정국희 2012.07.20 631
69 그 남자 정국희 2012.08.30 631
68 시간 속에서 정국희 2009.09.06 635
67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7
66 정국희 2010.01.14 637
65 기도 정국희 2011.10.01 637
64 물방을 정국희 2011.12.28 63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4
어제:
7
전체:
88,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