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3
2013.06.21 13:23
소리3
시린 도시 하늘 밑
꼬불꼬불 검불 속에 마련한 거처 하나
여닫을 문이 없어 열쇠가 필요 없고
사유재산도 없어 밟힐 꼬리도 없는
들고 나는 것이 가뿐한,
민첩함이 전 재산인 그들
새들처럼 소리는 낼 수 없어도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소리가 있어
몰스부호같은 기호로* - - -, -- -- --
위험을 전언하기도 하고
재빠른 몸놀림으로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평생을 한가지 표정만 하고 있어도
눈치가 빤하여
슬픈지 기쁜지 다 판독하는
그들의 무언이
안 들린다고 해서 소리가 없는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제 몸 속에 소리를 지니고 있어
저 혼자 들판을 이루고 있는
그들만의 소리는
목숨보다 훨씬 더 질기고 훨씬 더 강하다
*몰스부호 - - - -- -- --(돈돈돈,쓰쓰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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