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잠
2014.06.03 12:55
얕은 잠
꿈길을 지나온 것 같기도 하고
꿈의 심연 속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무리지어 우루루 몰려가는 저 발자국 소리는
아마도 꿈속일 거라고
잠속의 잠이 중얼거린 것 같기도 하고
잠듦도 눈뜸도 아닌 가수면에 취해
밤새 헛소리를 한 것 같기도 한
분주한 바람 나를 등지고
조바심으로 지나는 동안
잠 없는 얕은 밤은
만 가지 길을 제시하여 주었던가
길이 잠이 되고 잠이 길이 된 흐린 곳을 향해
숨차도록 급히 가서 도착한 곳
고래고래 소리 질러도 밖으로 나오지 못한 고함
수만 개의 물결이 일어나 대신 소리쳐주던 곳
아마도 그곳은 바다었고 다시 잠이었다
소꿉놀이 같은 세상사
지껏해야 삼시 세끼 넘기면 그만일 걸
생.노.병.사.희.노.애.락. 八子所關에 몸 맡기고
사는 데로 살다 떠나면 그뿐일 걸
사는 게 무에 그리 큰 대수라고
물속 그림자마냥 흔들리며 사는걸까
어차피 정답 없는 인생살이
그때그때 풀어가며 살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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