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요

2014.12.09 10:14

정국희 조회 수:83 추천:5

딩요




1.
밤마실을 좋아하게 된 그녀
낮동안 빛의 근육 간직했다가
밤이되면 우울증 목에 감고
나긋나긋 스텝 밟고 사라지는 여자

2.
질기고 그늘진 삶 진저리나면
마음 속 어둠 걷어내려 오도방정 떨다가
아메바처럼 몸을 말고 슬프게도 있다가
무슨 지겨운 생각이라도 떠오르면
갑자기 발톱 세워
야우웅 눈 치켜뜨는 그녀가
목숨처럼 소중한 영역을 떠난 건
어둠이 어둠을 밀어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3.
금생에 찍혀있는 지독한 인연
안에서 곰곰히 불러내는 불멸의 시간들과
뒤숭숭한 젊은 기억을 묶어
근거없는 기다림 밖으로 나서야 함은
완벽하게 혼자 있지 못하고
마침내 같이 있어지는 끈질긴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3.
도도한 등줄기에 틈 하나 내주어
옹냐옹냐 새끼쳐서 들어앉고 싶은 날은
몇 줄기 화려한 빛으로
밤을 화장하고
구비치는 세상 향해
어둠 속으로 돌진하는 저 여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이런 날은 정국희 2015.01.12 212
122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정국희 2015.01.04 272
121 몸 속 비밀을 읽다 정국희 2015.01.02 103
» 딩요 정국희 2014.12.09 83
119 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2014.12.03 138
118 다산초당 정국희 2014.08.11 164
117 딸들아 정국희 2014.07.13 189
116 시를 품고 살아서 정국희 2014.06.17 169
115 얕은 잠 정국희 2014.06.03 300
114 아름다운 회상 정국희 2014.05.28 163
113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4.05.19 241
112 자카란다 정국희 2014.05.15 230
111 국화 정국희 2014.05.11 290
110 일상의 길목 정국희 2014.05.09 250
109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정국희 2013.10.22 234
108 초상화 정국희 2013.10.15 280
107 바람 횡한 날은 정국희 2013.08.20 412
106 헬멧 정국희 2013.07.29 375
105 동창회 정국희 2013.07.10 495
104 소리 3 정국희 2013.06.21 41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9
전체:
88,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