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015.04.19 11:42

정국희 조회 수:80

어머니



졸아들어 간장종지만해진 심장
이제 그만 조마조마 하세요

천지사방으로 새끼들 나가 있어
큰 비 몇방울에도
덜커덕 가슴이 내려앉는다는 당신

저녁 찬거리 다듬을 때도
간장을 다릴 때도
관셈보살관셈보살
여치도 소원하는 소린줄은 알아
졸다 말고 참선하고
치마꼬리 맴도는 복실이도
중얼거리듯 외는 법문

여섯 조무래기들
당신에겐 그리도 큰 목숨이어서
걸음걸음 신께로 향한 가녀린 기도로
굽은 등불 오래 끄지 않는 당신

한평생 오만가지 걱정으로
조마조마 졸아든 심장에서
거북등 같은 두 손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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