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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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2013.05.07 00:12

채영선 조회 수:237 추천:78

꽃 이야기



기다리던 내일은
기다림 속에 사라져버리고
여운만 껍데기로 남아 있다

그 기억과 향기만 남아
뿌리가 하얗게 드러난 채로
향기에 취해버려서
향기에 녹아버려서

어디에서 불어온 바람인가
어디로 향하여 가는 바람인가
살며시 찾아와 몸을 흔드는
생명의 꽃 봉오리여

어쩔 수 없다고
잡을 수 없다고
다시 올 수 없다고 슬퍼하지 말라

기다리면서
기다림 속에
오고 가는 것이 계절이라면
그럴수록 더욱 아름다운 것이 이생이라면


시집'사랑한다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