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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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올수록 - 창 -

2013.05.10 22:18

채영선 조회 수:392 추천:84

가까이 올수록
          - 창 -



가까이 올수록 골은 더 깊어지고
초점은 언제나 다른 곳에 있어요
더듬어 잡을 수 없는 눈길
'찡-'하는 걸 보여주려 기다리고 있을 뿐
소식도 없던 봄이 일찍 오든
뽕나무 야속한 그루터기에 변명도 못하고 움이 트든
와보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나는 눈 밖에 있어요
아니 눈 안에 있어요
미소를 흘리며 당신은 물러나겠지요
따라 웃는 나는 보이지도 않겠지요

어젯밤 봄비에 겨우내 참은 눈물을 마음껏 흘렸어요
이름 모르는 당신도 눈물지었는지
이렇게 나란히 서 있는 것 언제까지인지
서릿발 오가는 눈총에 벌집이 되어
숨고 싶을 때
기대고 싶을 때
철이 나서 알게 되었지요
커튼을 내리고 싶은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부끄럼타는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바라보며 애태울 수밖에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