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5 11:25

나이테

조회 수 486 추천 수 17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이테

김태수

나는 생일을 모른다

종합병원 주차장
햇살 아침 병문안 올 때
구급차 바람 따라 들어오고
가물가물 영구차 떠난 자리 참새 떼 푸드덕 날고
산모 요람 들고 차에 오른다

병동의 비명과 신음 속으로 삭이다 삭이다 잎 지고
새소리  빗소리  눈 녹는 소리 새순 부르면
부지런한 햇빛 피었다 지길 거듭하여
태어남 없이 존재할 수 없어 생일 만든다
부모로부터 건너온 생일 대물림해 줄 때
이곳 생일(生日) 그곳 명일(命日)이 된다

팔다리 굵어져
해와 달 불러 앉히고
하얀 침대 속 근심도 불러오고
홰와 달과 별과 구름과 바람이 공연하는
날마다 새로운 하늘 이야기 엮어가며
그늘 되고
둥지 되고
고목이 된다

나는 그들을 지켜보며
시간에  테를 두르며 서 있다.

나는 나이를 모른다.



시작 노트 : 생사의 교차가 일어나는 곳, 종합병원에 원형의 나이테가 서 있다. 생사 일여. 궁극적으로는 삶의 굴곡이 구불구불한 길일지라도 하나의 동그라미가 되어 시작과 끝이 함께 공존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소설 김태수 약력 동아줄 김태수 2016.11.11 613
129 칼럼 한국의 등단제도 이대로 둘 것인가?[재미수필 12년 14집] 동아줄 2012.01.12 1397
128 자강불식(自强不息) 동아줄 김태수 2012.01.21 612
127 눈꽃 세상 피우기 위해 동아줄 김태수 2012.02.02 552
126 알래스카에 내리는 눈 동아줄 김태수 2012.02.09 561
125 Salmon caught by fishing pole 동아줄 김태수 2012.02.14 507
124 가로등[나성문학 12년 창간호] 동아줄 2012.02.23 612
123 돋보기 동아줄 2012.03.02 570
122 수필 이중 구조 동아줄 2012.03.19 565
121 주객전도 동아줄 2012.03.29 515
120 부정 동아줄 2012.04.07 463
119 행시 발가락 양말 동아줄 2012.04.18 507
118 새봄이다 동아줄 2012.04.25 456
117 겨울 바다에 눈은 내리고 동아줄 2012.05.04 593
116 춘정 동아줄 2012.05.15 475
115 콩나물 동아줄 2012.05.31 452
114 새 봄빛 동아줄 2012.06.13 519
113 칼럼 즐기는 골프를 하려면[퓨전수필 12년 겨울호] 동아줄 2012.06.28 818
112 눈꽃[맑은누리문학 13년 신년호] 동아줄 2012.07.09 696
111 자작나무 서 있는 도심 냇가[미주문학 12년 여름호] 동아줄 2012.07.24 480
110 사우나(미주문학 13년 여름호) 동아줄 2012.08.03 6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41
어제:
74
전체:
1,169,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