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도 없는 것이 - 1
2006.01.03 12:52
냄새
발도 없이 앞장서서 흔드는
너의 손짓은 아지랑이
손잡고 만지지도 못하고 볼 수 없는 동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언제나 반가운 너의 실존
꼭 껴안고 물기를 털어준다
갓 감은 윤기 도는 검은 머리
레몬 숲이 일렁인다
과수원을 돌아 아랫마을로 가는 바람
정면에 놓인 작은 대문
초인종을 누르면
어디에선가 달려 나와
반갑게 맞는다
동네 어구 길목마다
모양도 그림자도 없이 가득하기만 한
너
잠들어 있는 나의 호흡을
고르게 일깨우는 방향(芳香)
길을 잃지 않는 너의 행보가 고맙다
흐르기 시작하면
일어나
깊은 산* 계곡을
뒤도 안돌아 보고 줄지어 넘어가는
너 안에 길 하나
내가 사는 길.
*산(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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