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새
2006.01.11 12:24
바다엘 가면
외로이 울고 있는 새들을 만나게 된다
먼 바다를 달려온 사나운 해풍에
남은 기억마져 얼룩져 얼어 버리고
소금기 섞인 그대의 고단한 그림자
파도에 실려 뭍에 오르면
나는 소주 한잔 기웃 거리다
차마 돌아 앉지 못하고
그대 가슴에 안기고 싶어진다
파도와 파도 사이
그 깊은 고랑을 타고
끝없이 넘실대던 허무
혼자서는 눈물 한방울도
씻어내지 못하고
늘상 파도에 묻혀
바다가 열지 않으면
날지도 못하는 가여운 새
아직도 바다의 사랑이 남았냐고
그대 물어 오면
저물어 가는 수평선 너머
조그마한 둥대불 하나로도
온 가슴을 밝히고
그대 피흘린 상처위에
푸른 꿈을 한없이 뿌려주는 바다
생각만 해도 맑은 샘이 솟아 오르고
우리들 죄 깊은 길을 따라
그대 마음을 열면
은빛 비늘 빛나는
고깃살을 베어주는 바다
그 황홀한 바다
언제나 바다가 그리운 새
이제는 서러워도 울지 않는 새
나는 거친 파도위에
아름다운 섬 하나로 남아
모래알에 밖힌 티끌마져 씻어내는
맑은 샘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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