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I
2006.01.18 17:38
아주 가까운 지인 세 분
하루 이틀 간격으로 곁을 떠났다
문득 떠오르는 얼음 속 하얀 꽃
스치며
푸른 창공을 지나
천상으로 가는 순수의 흰꽃 길을
마냥 날아 올랐으리라
지상은
겨울비가 지나 간 후
거리엔 많은 검정 외투가 걸어다닌다
어두운 크로젯 안에 갇혀있다가
한 철 만난듯 씩씩한 걸음걸이
인생의 겨울비 아무리 흩뿌려도
햇빛 바람 쐬러 밖에 나올 기미가 없는
내 안의 구겨진 외투
비틀거리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시력
아래서 처다 본
헐 벗은 그리움의 가지 끝에
젖은 별들이 빼곡하다
뿌리부터
초록 피 돌아
캭, 토혈을 쏟아낸다
너무 일러 봄이 과식했나보다
산발한 통곡너머
여전한 過의 길
그 끝에
길다운 길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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