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장미

2006.03.03 13:02

유은자 조회 수:101 추천:11

겨울장미
                                  유은자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날
썰물 되어 빠져나가는 젊음의 꿈이
꺼져가는 촛불 앞에 몸부림칩니다
백혈병......
그림자 되어 어둡게 따라 다닙니다

햇빛은 비춰도 춥기만 하고
걸어도 걸어도 까마득히 먼 산
떨어지는 은하수 보며 소원 빌어봅니다
밀물되어 다시 돌아올 바다냄새
새들의 지저귀는 노랫소리
꽃피는 봄을 보게 해 달라고

어둠과 절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보았습니다
같은 피를 나는 내 동포들을 향하여
도와주십시오
아버지의 눈가에 맺힌 진한 이슬을 보았습니다

한줄기 결 고운 햇살처럼
포근한 이웃의 사랑과 정성이 모아지고
인종을 넘어서 팔 내미는 아름다운 마음들
매서운 고통 속에서도 살아야겠다는 집념
겨울 눈보라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밝게 웃는 한 송이 장미를 보았습니다

3월2일 2002 days inn 헌혈 현장에서 한국인 2세 린다김
그는 학교 선생님이었고 반 아이들은 그녀를 위해서 모두 삭발을 했다
한국 미국 일본까지 골수를 구했지만 그녀는 젊은 날의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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