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떼/나희덕
2006.03.09 16:14
철새들이 줄을 맞추어 날아가는 것
길을 잃지 않으려 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몸이어서입니다
티끌 속에 섞여 한계절 펄럭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하여 걷고 있는
저 두 사람
그 말없음의 거리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새떼가 날아간 하늘 끝
두 사람이 지나간 자리, 그 온기에 젖어
나는 두리번거리다 돌아갑니다
나희덕(1966~ ) ‘새떼’ 중에서
새들이 줄을 지어 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새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배워 알기 때문이다. 태어나서부터 혼자인 사람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지만 향해 가는 목표가 같고 사는 일 또한 거기서 거기이니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산다면 바른 ‘너와 나의 관계’가 정립될 것이다. 새들이 날면서 저들끼리 부딪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참 아름답지 않은가.
문인귀/시인
미주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8월4일 자
길을 잃지 않으려 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몸이어서입니다
티끌 속에 섞여 한계절 펄럭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하여 걷고 있는
저 두 사람
그 말없음의 거리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새떼가 날아간 하늘 끝
두 사람이 지나간 자리, 그 온기에 젖어
나는 두리번거리다 돌아갑니다
나희덕(1966~ ) ‘새떼’ 중에서
새들이 줄을 지어 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새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배워 알기 때문이다. 태어나서부터 혼자인 사람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지만 향해 가는 목표가 같고 사는 일 또한 거기서 거기이니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산다면 바른 ‘너와 나의 관계’가 정립될 것이다. 새들이 날면서 저들끼리 부딪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참 아름답지 않은가.
문인귀/시인
미주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8월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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