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김남조
2006.03.09 16:23
전쟁으로 한 도시가
무너질 때
그도 장렬히 죽는다
보이지 않는 금속의 발판 위에서
한사코 품에 안아 지키던
그의 성스러운 연인을
경건히 땅 위에 뉘이고
제 몸을 덮는다
모든 나라에서
그는 오로지 숭엄하고
빈사의 도시들이
기어이 다시 살아 몸을 일으킬 때
그도 그리스도처럼 부활하여
신성한 연인을 안고
소슬한 공중에
필연 복귀한다
김남조(1927~) ‘국기’ 전문
국기는 그 나라의 존재를 알리고, 국기는 그 나라 사람 하나하나의 가슴에 심어있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한데 모으는 힘이다. 나라가 망하는 날에는 그 나라와 함께 묻혀야하는 운명이며 그 나라가 다시 세워지는 날에는 함께 일어 드높이 펄럭인다. 나라를 잃었던 우리로썬 ‘국기’를 예사롭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인데 뒤숭숭한 오늘의 한국 정정과 불안한 사회는 혹시 투철하지 못한 국가관과 ‘국기관’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문인귀/시인
미주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8월16일 자
무너질 때
그도 장렬히 죽는다
보이지 않는 금속의 발판 위에서
한사코 품에 안아 지키던
그의 성스러운 연인을
경건히 땅 위에 뉘이고
제 몸을 덮는다
모든 나라에서
그는 오로지 숭엄하고
빈사의 도시들이
기어이 다시 살아 몸을 일으킬 때
그도 그리스도처럼 부활하여
신성한 연인을 안고
소슬한 공중에
필연 복귀한다
김남조(1927~) ‘국기’ 전문
국기는 그 나라의 존재를 알리고, 국기는 그 나라 사람 하나하나의 가슴에 심어있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한데 모으는 힘이다. 나라가 망하는 날에는 그 나라와 함께 묻혀야하는 운명이며 그 나라가 다시 세워지는 날에는 함께 일어 드높이 펄럭인다. 나라를 잃었던 우리로썬 ‘국기’를 예사롭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인데 뒤숭숭한 오늘의 한국 정정과 불안한 사회는 혹시 투철하지 못한 국가관과 ‘국기관’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문인귀/시인
미주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8월16일 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79 | 둥근 문 하나 | 김영교 | 2006.03.10 | 56 |
1778 | 하늘 가슴 | 김영교 | 2006.03.10 | 47 |
1777 | 가장 적합한 것은 | 김영교 | 2006.03.10 | 54 |
1776 | 첫느낌이 남아 있는 한 사람 | 노기제 | 2006.05.04 | 35 |
1775 | 오월의 향기 | 백선영 | 2006.05.08 | 46 |
1774 | 소리물고기/복효근 | 문인귀 | 2006.03.09 | 85 |
1773 | 천년의 바람/박재삼 | 문인귀 | 2006.03.09 | 99 |
1772 | 우리나라의 등대/마종기 | 문인귀 | 2006.03.09 | 131 |
1771 | 제2 안경의 추억/유장균 | 문인귀 | 2006.03.09 | 81 |
1770 | 사월의 아빌라 비치 | 정문선 | 2006.03.27 | 60 |
1769 | 뜨거운 중심/이대흠 | 문인귀 | 2006.03.09 | 92 |
» | 국기/김남조 | 문인귀 | 2006.03.09 | 82 |
1767 | 이혼/김윤희 | 문인귀 | 2006.03.09 | 85 |
1766 | 새 떼/나희덕 | 문인귀 | 2006.03.09 | 108 |
1765 | 밤꽃/이한종 | 문인귀 | 2006.03.09 | 108 |
1764 | 작은 방 한 칸/이인원 | 문인귀 | 2006.03.09 | 88 |
1763 | 두만강 푸른 물/이대흠 | 문인귀 | 2006.03.09 | 99 |
1762 | 일 출 | 강성재 | 2006.03.09 | 64 |
1761 | 빨려 들어가는 먼지를 생각함/허문영 | 문인귀 | 2006.03.09 | 81 |
1760 | 산책길에서8/김윤성 | 문인귀 | 2006.03.09 | 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