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2006.03.15 08:36
폐선(廢船)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
만조(滿潮)에도 뜨지 못하는
흔적
한쪽만 닳아있는 구두뒤축은
그리움 속에 구겨 넣고 살던 꿈의 무게
그 때문일 거라고
주름진 세월 앞에 기울어 내리는
삐걱거리는 소리
이젠 알아볼 수도 없이 변해버렸을
그 섬으로 가는 날을 위해
손톱으로 파놓은 해로(海路)마저
질식 시켜버린 시간
풍파(風波)라면 할 수 있다
버티고 있는 꿈
기운 채
모래에 묻혀드는
세월
계관 미주문학 2006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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