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뗙

2006.03.15 13:55

오연희 조회 수:60

술떡/오연희 성가대 간식으로 나온 술떡을 먹는다 순한 막걸리 냄새가 나는 술떡 오빠의 사랑과 나의 고집이 범벅된 눈물을 먹는다 두 살 터울 언니랑 싸운 날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반기를 든 단식 투쟁 ‘나 죽을거야’ 를 선언하고 문을 잠궜다 눈 앞에 먹을 것만 오락가락하던 순간 “나야…” 은근한 오빠의 음성이 들렸다 “이거…” 쑥 밀어 넣어주고 사라진 오빠 영영 사라진 오빠 덤덤한 술떡을 먹으며 이제 그만 담담해 지고 싶은 오늘 간식은 술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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