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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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2005.06.18 19:16

김진학 조회 수:292 추천:19

오월 / 김진학 네모 반듯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침을 맞는다 라일락이 안개 속에서 향기를 뿜고 뿌연 하늘로 연초록 계절이 물장구친다 계절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며칠 후면 저 향기로운 꽃은 지고 울타리엔 줄장미들이 피어나리라 시간을 정지시키고 싶은 사람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을 남기고 세월 속으로 총총히 떠나리라 문득 낯선 사내가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줄장미 나란히 핀 정원을 거닐고 싶다 그러면 여름은 물 없는 안개 속을 헤엄쳐 오리라 좋은 것은 빨리 지나간다 이 아침 유리창에 미끄러지듯 사라지는 오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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