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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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4 03:21

수술실에서

조회 수 451 추천 수 8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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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실에서



                      홍인숙(Grace)



   이제 곧 나는
   눈을 감을 것입니다.

   천장의 차가운 형광등이
   파도처럼 출렁이면
   난 곧 깊은 잠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그것은 생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내가 잠시 다른 숲으로
   기억 못할 산책을 떠나면
   낯선 얼굴들은 순식간에
   내 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낼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살아온 날들
   속내를 감추고 살아온 실체들

   그들은 한치의 주저함 없이
   나를 들어내어 눈부신
   하늘아래 둘 것입니다

   꼭꼭 숨긴
   그리움 하나만은
   들키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깨어나야 한다는 것조차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가슴 가득 부끄러움을
   안고 사는 것

   하얀 수술실에도
   달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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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홍인숙(Grace)의 인사 ★

  2. 편지 한장의 행복

  3. 가을비

  4. 연등(燃燈)이 있는 거리

  5. 비상(飛翔)의 꿈

  6. 기다림이 있다는 것은

  7. 나목(裸木)의 외침

  8. 가을 그림자

  9. 가을 엽서

  10. 그대 요술쟁이처럼

  11. 상한 사과의 향기

  12. 서울, 그 가고픈 곳

  13. 비 개인 아침

  14. 하늘

  15. 돌아온 새

  16. 누워 있는 나무

  17. 사랑은 1

  18. 그대 안의 행복이고 싶습니다

  19. 기다림

  20. 수술실에서

  21. 마지막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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