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76
어제:
167
전체:
487,221


2002.11.14 03:46

서울, 그 가고픈 곳

조회 수 502 추천 수 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Grace)




   오늘 같은 날은
   바람도 몰래 살짝 가랑잎으로 떨어져
   서울거리를 훨훨 날고 싶다.
   지하철도 타고, 만원버스도 타고
   인사동에도, 광화문에도, 명동에도 가고 싶다.
   귀천에서 천상병 시인의 해묵은 사진 보며
   녹차 향에 취해보고
   지금도 있으려나
   삐걱거리는 계단 올라 담배연기 자욱한 아폴로에서
   묵직한 클래식 선율에 두 어 시간 푹 잠겨도 보고 싶다.
   대학로라고 했던가 그 곳에 가면
   내가 얼마나 무심히 세월을 지나왔는지 알 수 있겠지.
   교보문고에 들러 마음껏 책 냄새 맡고
   화랑에선 가슴 가득 그림으로 채우고
   붕어빵 한 봉지 사 들고 비원 숲 벤치에서
   연꽃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
   후암동 내 살던 집 앞에 서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올갠 소리
   그 옛날 가족의 도란거림이 어둠에 묻어 내리면
   서둘러 남산에 올라 야경을 보아야 한다.
   별들이 일제히 내려와 반짝이는 그 곳
   빛 하나하나 그리움 꼭꼭 심다보면
   어느새 이마 가득 안개를 이고 달려오는 새벽하늘
   이슬을 맞으며 그 길을 걷고 싶다.
   내 푸르름이 녹아있는 남산 길을
   그때처럼...
   ..............
   그리곤...
   그리곤,
   흔적도 없이 돌아와
   온몸이 다 타도록  앓고 싶다.


  (2001년. 동인집-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814
328 그리운 이름 하나 홍인숙 2002.11.13 656
327 길 (1) 홍인숙 2002.11.13 706
326 빗방울 1 홍인숙 2002.11.13 505
325 빗방울 2 홍인숙 2002.11.13 448
324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 홍인숙 2002.11.13 399
323 잠든 바다 홍인숙 2002.11.13 412
322 비의 꽃 홍인숙 2002.11.13 516
321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 2004.08.02 932
320 아름다운 것은 홍인숙 2002.11.13 440
319 마지막 별 홍인숙 2002.11.13 471
318 수술실에서 홍인숙 2002.11.14 482
317 기다림 홍인숙 2002.11.14 711
316 그대 안의 행복이고 싶습니다 홍인숙 2002.11.14 505
315 사랑은 1 홍인숙 2002.11.14 749
314 누워 있는 나무 홍인숙 2002.11.14 535
313 돌아온 새 홍인숙 2002.11.14 439
312 하늘 홍인숙 2002.11.14 488
311 비 개인 아침 홍인숙 2002.11.14 722
»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 2002.11.14 502
309 상한 사과의 향기 홍인숙 2002.11.21 59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