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4
어제:
27
전체:
459,453


시와 에세이
2003.03.03 14:06

바다로 가는 길

조회 수 833 추천 수 8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바다로 가는 길 / 홍인숙(Grace)




바다로 가는 길


               홍인숙(Grace)



산과 산 가르며
끝없는 길

구비구비 안개
촉촉한 길

사슴도 기분 좋아
나와 보는 길

즐겁게 바다로
가는 길

그러나, 그 곳
내 어머님이 긴 세월
앓고 계신 곳

해초 바람결에
어머님 밭은기침
하얗게 날리고

수평선 아래로
아득히 멀어지는
고웁던 미소

아, 어쩌나
이제 곧 그리움으로 남을
Santa Cruz

흰 갈매기 울음만 쓸쓸할
Santa Cruz.


* * *


하이웨이 17은 Santa Cruz Beach로 이어지는 참으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수려한 경치가 안개라도 모락모락 오르는 날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워 가슴이 저려옵니다.

흰 거품을 가득 안고 몰려오는 파도, 정다운 물개 소리,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파도 타기, 끊임없는 관광객들의 발걸음. 그 곳,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바닷가 근처에서 어머님은 오랫동안 앓고 계셨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날부터 새벽 등교 길에서 만나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 년을 나는 등교로, 그분은 남산 새벽 산책으로 매일 아침 빠짐없이 만났습니다. 그후 나의 시어머님이 되셨고 막내 며느리인 나를 무척이나 사랑해 주시던 분.
미국으로 이민 오신 후에도 여전히 새벽 산책을 좋아하셔서 Santa Cruz 바닷가를 하루도 안거르시고 산책하시던 어머님은 지난 10여 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존하시면서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어머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가고 오는 길목마다 까맣게 서러움으로 쌓여 갔고 '바다로 가는 길'을 쓴 지 일 년이 채 안된 지난 유월 말, 어머님은 평화로운 모습으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이제 어떻게 그 길을 다시 갈 수 있을까요. 환한 미소, 잔잔한 음성, 따습던 손길, 그 큰사랑을 어디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어머니!

(1998년 9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8
329 시인 세계 <World Korean> <한국일보> 홍인숙 시인 ‘제1회 이민문학상’ 수상 홍인숙(Grace) 2016.11.01 133
328 시인 세계 <주간모닝> 홍인숙 시인, ‘행복한 울림’ 출간 file 홍인숙(Grace) 2016.11.01 120
327 시인 세계 <중앙일보> 제1회 이민문학상' 우수상 수상 홍인숙(Grace) 2016.11.01 51
326 시인 세계 <중앙일보> 창작 가곡 발표 홍인숙(Grace) 2016.11.01 211
325 시인 세계 <중앙일보> 홍인숙 시인 ‘행복한 울림’ 출간 홍인숙(Grace) 2016.11.01 59
324 시인 세계 <중앙일보> 홍인숙 시인, ‘행복한 울림’ 출판기념회 홍인숙(Grace) 2016.11.02 97
323 시인 세계 <중앙일보><주간모닝> 홍인숙 시인 ‘내 안의 바다’ 북 사인회 홍인숙(Grace) 2016.11.01 326
322 시인 세계 <평설> 홍인숙의 시집 행복한 울림을 읽고 - 성기조 홍인숙(Grace) 2016.11.01 220
321 시인 세계 <한국일보> 홍인숙 시인 3번째 시집 ‘행복한 울림’ 출간 홍인숙(Grace) 2016.11.01 82
320 시인 세계 <한국일보><중앙일보> 홍인숙 시인 새 시집 출간 홍인숙(Grace) 2016.11.01 80
319 수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명상'의 에피소드 홍인숙(그레이스) 2005.11.02 1137
318 수필 I LOVE JESUS                            1 홍인숙(Grace) 2016.11.10 88
317 수필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 홍인숙(Grace) 2016.11.10 31
316 시인 세계 [ 한인문학 대사전 / KOREAN AMERICAN LITERARY ENCYCLOPEDIA ] 등재, 대표작 7편 수록 홍인숙(Grace) 2016.11.01 111
315 시인 세계 ▶ 홍인숙 시집 ‘행복한 울림’을 읽고 - 강현진 홍인숙(Grace) 2016.11.01 178
314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8
313 가곡시 가고픈 길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1 1109
312 가끔은 우울하다. 그리고 외롭다 홍인숙(Grace) 2016.11.02 75
311 가로등 홍인숙(Grace) 2016.11.02 70
310 가을 그림자 홍인숙 2002.11.26 3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