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5
어제:
242
전체:
487,714


시와 에세이
2003.03.03 14:08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조회 수 769 추천 수 9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 홍인숙(Grace)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이해인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시인

                      오흥조


영혼이 맑은 소년과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들은 밖에 나갔다가 슬픈 얼굴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너무 거칠고 간사하고 거짓 투성이여서
도무지 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세상이 온통 화약 냄새나는 전쟁터 같았지요.
사람들은 왜 아름답고 정직한 말을 하지 않을까,
우리가 좋은 말을 만들어 거리에 뿌려보자.
그들은 아침이 되면 밤새워 노트에 적어두었던
예쁜 말들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시인이라고 불렀습니다.


* * *

시인은 언어를 잘 가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뿐 아니라 언어를 표출해 내는 도구인 마음도, 몸가짐도,
정신세계도 맑게 가꿀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얼굴로 찡그리는 사람들과,
고운 음성으로 천한 말을 하는 사람들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에 미움을 가득 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미소로 얼마나 더 예쁜 얼굴이 빛나는지
자신의 교양 있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지
자신이 베푸는 온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이 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살아갈수록 아름다움은 지니는 것이 아니라
잘 가꾸는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수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내 세울 것 없는 저는 좋은 인격과
맑은 감성이라도 간직하고 싶지만 그것마저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 달엔 좀 더 많은 책과 좋은 음악을 가까이 하면서
저의 결핍된 정서를 보충하려고 합니다.

이해인님과 오흥조님의 글을 읽으면서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저도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이 되기 위해
부끄러움을 알고 이제 부터라도 순수한 감성과 고운 언어를 소유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02. 11

그레이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815
48 시와 에세이 첫사랑을 찾는 가브리엘 홍인숙 2003.03.03 1104
» 시와 에세이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홍인숙 2003.03.03 769
46 단상 내 안의 그대에게 (2) 홍인숙(그레이스) 2004.07.30 1072
45 저녁이 내리는 바다 1 그레이스 2007.02.08 993
44 시와 에세이 바다로 가는 길 홍인숙 2003.03.03 854
43 시와 에세이 원로시인의 아리랑 홍인숙 2003.03.03 984
42 시와 에세이 봉선화와 아버지 홍인숙 2003.03.03 730
41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홍인숙 2004.08.02 941
40 사랑의 약속 홍인숙 2003.02.14 462
39 아버지의 아침 홍인숙 2003.02.13 403
38 첫눈 내리는 밤 홍인숙 2003.01.21 483
37 그대의 빈집 홍인숙 2003.01.21 427
36 내게 남은 날은 홍인숙 2003.01.21 493
35 높이 뜨는 별 홍인숙 2003.01.01 757
34 당신을 사모합니다 홍인숙 2002.12.25 736
33 눈이 내리면 홍인숙 2002.12.25 489
32 내 안에 그대가 있다 홍인숙 2002.12.25 911
31 겨울 장미 홍인숙 2002.12.25 428
30 꽃이 진 자리 홍인숙 2002.12.13 499
29 겨울밤 홍인숙 2002.12.09 391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