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05
어제:
190
전체:
467,433


2003.11.05 12:10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조회 수 550 추천 수 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삶의 뒷모습



                      홍인숙(Grace)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이승하 교수님의 시 평설>

시어로 ‘시간’을 쓰지는 않았지만 인생무상과 회자정리의 뜻을 곱씹게 하는 시가 있습니다.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 ‘삶의 뒷모습’ 전문

저는 홍인숙 시인의 이 작품보다 더 감동적인 시를 이번 호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발견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오히려 보편적인 심상과 평이한 언어가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온종일 침상에 계시는 아버지, 헝클어진 백발의 아버지, 구부정한 등을 한 아버지가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을 묘사한 이 시는 이제 팔순이 다 되어가는 제 아버지를 떠올리게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는 두 행은 압권입니다.
시간은 우리를 부단히 늙게 하고 병을 줄 것이니, 시간을 금쪽같이 아껴 써야 하겠지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Time is money'라고 했던 것이고
동양사람들은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주문학 통권 제 27호 /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인들] 중에서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93
89 부활의 노래 홍인숙 2003.04.19 873
88 밤비 그레이스 2006.03.18 874
87 수필 삶 돌아보기 홍인숙 2003.12.02 876
86 내 안에 그대가 있다 홍인숙 2002.12.25 887
85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898
84 기다림은 텔레파시 홍인숙(Grace) 2004.10.16 900
83 수필 일본인의 용기 홍인숙 2004.07.31 903
82 슬픈 사람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906
81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 2004.08.02 908
80 수필 슬픈 첨단시대 홍인숙 2004.07.31 908
79 작은 들꽃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908
78 눈물 홍인숙(Grace) 2004.10.16 909
77 수필 마르지 않는 낙엽 홍인숙(Grace) 2004.08.17 918
76 밤이 오면 홍인숙(그레이스) 2006.05.05 921
75 마음이 적막한 날 홍인숙(Grace) 2004.08.16 922
74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홍인숙 2004.08.02 923
73 수필 새봄 아저씨 (2) / 아저씨는 떠나고... 홍인숙 2003.05.31 933
72 시와 에세이 사랑한다는 것으로 홍인숙 2003.03.03 938
71 시와 에세이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6 939
70 당신의 꽃이 되게 하소서 홍인숙 2003.08.07 942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