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21
전체:
458,226


2004.07.05 15:47

신기한 요술베개

조회 수 1165 추천 수 15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기한 요술베개



                홍인숙(Grace)



새벽 세시

알 수 없는 내 안의 비명소리로 일어났다

곤히 잠에 취한 컴퓨터를 깨우고

올망졸망 미명의 길목 기웃거린다

내 이름의 명찰 달고 홀로 밤을 지키는

작은 방들을 돌아보고 편지함에서

이슬 젖은 편지를 꺼내 읽는다

잠든 이웃집 창가에 새벽 입김으로 서성이다

멀어지는 잠의 꼬리를 더듬어 황급히

달리는 시계 바늘을 쫓아간다


싸늘한 외풍이 등줄기 가득 쏟아진다

다시 잠을 청해본다

자야한다는 눌림으로

또 얼마나 많은 뒤척임을 해야 할까

요즘은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 가을 수북이 쌓였던 시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머리만 닿으면 잠 대신 쏟아지는 질기디질긴 상념들

때론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한 줄의 자유로움도 용납하지 않는다

날이 갈수록 요술을 부리는 베개만 신기할 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229 가을 엽서 홍인숙 2002.11.26 351
228 가을 그림자 홍인숙 2002.11.26 356
227 시인 세계 재미 현역시인 101선 등재, 시선집 [한미문학전집] 대표작 5편 수록 홍인숙(Grace) 2016.11.01 361
226 홍인숙 (Grace) 2010.01.30 364
225 나목(裸木)의 외침 홍인숙 2002.11.26 366
224 아버지의 아침 홍인숙 2003.02.13 367
223 겨울밤 홍인숙 2002.12.09 368
222 빈 벤치 홍인숙 (Grace) 2010.01.30 372
221 가을비 홍인숙 2002.12.09 375
220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 홍인숙 2002.11.13 377
219 수필 소통에 대하여   6 홍인숙(Grace) 2017.01.12 380
218 사라지는 것들의 약속    9 홍인숙(Grace) 2016.12.11 386
217 잠든 바다 홍인숙 2002.11.13 389
216 겨울 장미 홍인숙 2002.12.25 399
215 그대의 빈집 홍인숙 2003.01.21 405
214 아름다운 것은 홍인숙 2002.11.13 410
213 돌아온 새 홍인숙 2002.11.14 416
212 빗방울 2 홍인숙 2002.11.13 418
211 어떤 만남 홍인숙 2004.06.28 419
210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홍인숙 2004.06.28 42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