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37
어제:
28
전체:
458,183


조회 수 1163 추천 수 17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인 선서 /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흐르듯 바람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 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성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시이며, 거짓말시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장인의 단련을 거치지 않은,
얼마나 가짜시가 들끓는가를 생각하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여야 한다.

* * *
요즘처럼 시인이 많고 시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시를 쓰기란 참으로 조심스럽다.

‘시인 선서’를 읽으면 깊은 성찰에 잠기게 된다.


(그레이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309 빙산 氷山   1 홍인숙(Grace) 2016.12.03 85
308 까치 2 홍인숙(Grace) 2016.12.03 128
307 흔적 / 드브로브닉 성벽에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2
306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0
305 수필 바다에서 꿈꾸는 자여   2 홍인숙(Grace) 2016.11.26 266
304 수필 내게 특별한 2016년 1 홍인숙(Grace) 2016.11.26 259
303 꽃을 보는 마음 1 홍인숙(Grace) 2016.11.22 197
302 사랑의 빛 1 홍인숙(Grace) 2016.11.22 117
301 이명 耳鳴 1 홍인숙(Grace) 2016.11.22 130
300 하늘 2 홍인숙(Grace) 2016.11.21 110
299 비 오는 날 2 홍인숙(Grace) 2016.11.21 215
298 단상 그림이 있는 단상 / 폴 고갱 2 홍인숙(Grace) 2016.11.14 713
297 수필 그리움  2 홍인숙(Grace) 2016.11.14 153
296 수필 비워둔 스케치북  1 홍인숙(Grace) 2016.11.14 104
295 수필 나를 부르는 소리 2 홍인숙(Grace) 2016.11.14 203
294 수필 진정한 문학을 위하여 1 홍인숙(Grace) 2016.11.10 327
293 수필 검소한 삶이 주는 행복 1 홍인숙(Grace) 2016.11.10 191
292 수필 오해 1 홍인숙(Grace) 2016.11.10 122
291 수필 행복 찾기  1 홍인숙(Grace) 2016.11.10 85
290 수필 최선을 다하는 하루  1 홍인숙(Grace) 2016.11.10 1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