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64
어제:
176
전체:
474,537


조회 수 1177 추천 수 17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인 선서 /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흐르듯 바람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 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성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시이며, 거짓말시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장인의 단련을 거치지 않은,
얼마나 가짜시가 들끓는가를 생각하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여야 한다.

* * *
요즘처럼 시인이 많고 시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시를 쓰기란 참으로 조심스럽다.

‘시인 선서’를 읽으면 깊은 성찰에 잠기게 된다.


(그레이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748
208 풍경 (風磬) 홍인숙(Grace) 2010.02.01 676
207 귀로 홍인숙(Grace) 2010.02.01 644
206 나그네 홍인숙 (Grace) 2010.01.30 527
205 한밤중에 그레이스 2010.01.30 543
204 봉선화 홍인숙 (Grace) 2010.01.30 520
203 나비가 있는 아침 홍인숙 (Grace) 2010.01.30 476
202 음악이 있음에 홍인숙 (Grace) 2010.01.30 518
201 홍인숙 (Grace) 2010.01.30 376
200 빈 벤치 홍인숙 (Grace) 2010.01.30 395
199 높이 뜨는 별 홍인숙 (Grace) 2010.01.30 301
198 길 (2) 홍인숙 (Grace) 2010.01.30 337
197 슬픈 사람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911
196 작은 들꽃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924
195 꿈의 마술사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1017
» 단상 마음 스침 : 시인 선서 - 김종해 홍인숙(그레이스) 2007.11.27 1177
193 단상 마음 스침 :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file 홍인숙(그레이스) 2007.11.27 1663
192 존재의 숨바꼭질 1 홍인숙(그레이스) 2007.02.08 1190
191 삶과 풍선 홍인숙(그레이스) 2007.02.08 1232
190 내일을 바라보며 홍인숙(그레이스) 2006.08.26 1046
189 불면 홍인숙(그레이스) 2006.08.26 112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