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풍선
홍인숙(Grace) 인생 한 막 무대에 불꽃이 꺼지고 밀려 나가는 검은 상복의 무리 뒤로 빈 의자들의 침묵이 무거운데 구겨진 순서지 한 장 손에 쥐고 미련에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건 금세 허무라는 이름으로 떠나버릴 풍선을 잡으려는 아이와 무엇이 다를까 아이의 손 떠난 풍선이 허공 돌아 하늘 속 가물가물 사라진다 삶의 끈을 놓친 사람들도 하나, 둘, 또는 여럿, 소리 없이 사라진다 분주했던 세상, 그러나 살만큼 살아본 세월 시간을 초월하는 평안함으로 이제는 더 멀리, 더 높은 곳 영원한 곳을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