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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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07:45

진눈깨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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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성 / 가을



진눈깨비 내리는 날


홍인숙(Grace)


왜 강물이
어둠 속으로 흐르는가

왜 사람들은
저벅이며 못 올 길을 가는가

어릴 적
잠 설치던 상념들이
눈도 아닌
비도 아닌
진눈깨비로 흩뿌리는 날

왜 계절은
투명한 봄물이었다
얼음 서걱이는 강물이었다
젊음의 숨소리를 유배당하고
가뭄의 갯벌처럼
마디마디 주름만 걸쳤을까

스치는 행인 속
훔쳐본 내 모습이
가슴 절절 맴도는 날

바람 같은
실비 같은
진눈깨비 속에서도
갈 길 선명해
눈물이 핑 도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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