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벌레
2006.03.29 13:56
개나리 빛 식탁보를 새로 깔았다
긴 겨울 걷어내고
성급하게 봄을 부르고 싶은 마음
늦은 점심을 준비한 식탁위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함께 점심을 하겠다고 자리잡고 있다
여지껏 어디에서 머물다 왔는지
쌀벌레 한마리
얼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나비로 승화할 그를
소스라치게 놀라 털어내며
이 세상에서 또 하나의 업을 쌓았다
봄바람이 매서운 일요일 오후
살면서 나 또한
초대 받지 않은 쌀벌레 같지는 않았을까?
푸르른 허공 꿈꾸는
가야 할 이의 뒷 모습을
지켜 보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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