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어지럼증

2006.04.15 17:24

박정순 조회 수:35

벚꽃이 차르르 물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토요일 오후 고속터미널 뉴코아 아울렛거리는 자동차들의 행렬로 왁자지껄 붐빈다 천만 시민이 산다는 서울에서 마음을 열고 만날 사람이 없어 윈도우쇼핑을 갔다 자주색 빠알간 독일의 복스바겐위에 "결혼했어요." 하고 알리는 풍선에 내 마음이 빼앗겼나보다 마주 오는 차를 비켜 주려다 요지부동의 그의 자태에 반하여 슬쩍 뒷 범퍼에 손톱자국을 냈다 "이게 왠 질투람." 고개 내민 운전기사인 새신랑, "이 차 외제니까 보험처리 해 주세요." 그의 말에 고개 끄덕여 보험처리 접수중인데 기다리기 힘들다고, "나 병원에 입원할께요" "경찰에 신고할까요?" 꽃들이 까르르 까르르 웃음 쏟아 내고 있다 예술 00 대학교수라는 그의 명함위로 눈시린 봄날의 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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